채권 ETF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 (영향을 주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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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 안전자산인데, 채권 ETF 가격은 왜 떨어지는 걸까요? 특히 중기, 장기 채권은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죠. 채권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원인과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찾아서 이해하기 쉽게 분석해 보았습니다.
채권 ETF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 (영향을 주는 원인)
채권 가격 변동을 임대 아파트 수익으로 비유하면 이해하기가 쉽더군요.
채권 수익을 임대 아파트 수익으로 비유하여 이해하기
임대 수익을 노리고 임대아파트를 하나 샀다고 상상해 봅시다. 이 아파트는 매달 100만 원씩 월세를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효자 상품이에요. 이걸 '채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채권은 정해진 이자(월세)를 약속된 날짜에 줍니다.
- 내가 산 임대아파트 = 내가 투자한 채권 ETF
- 매달 받는 월세 100만 원 = 채권의 이자 (쿠폰 금리)
처음에는 "역시 안정적인 월세(채권)가 최고야!" 하면서 만족하죠.
그런데 어느 날, 바로 옆 동네에 똑같은 평수, 똑같은 조건인데 월세를 120만 원이나 주는 신축 아파트가 분양을 시작했어요! 심지어 앞으로도 이런 '월세 대박' 아파트들이 계속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예요.
월세 120만 원 신축 아파트 = 새로 발행되거나 시장에서 거래되는 더 높은 금리의 채권 또는 그런 기대감이죠.
자, 이제 문제가 생겼습니다. '월세 100만 원' 아파트를 팔면, 사람들이 예전 가격에 사려고 할까요? 아니겠죠! "옆 동네 가면 똑같은 돈으로 월세 120만 원 받는 아파트 살 수 있는데, 내가 왜 굳이 100만 원짜리를 그 가격에 사야 해?"라고 생각할 거예요.
결국, 여러분의 '월세 100만 원' 아파트를 팔려면?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어느 정도까지? 새 아파트와 비슷한 '투자 대비 월세 수익률'을 맞춰줄 수 있을 정도로요.
예를 들어, 새 아파트가 2억에 월세 120만 원(연 7.2%)이라면, 내 아파트도 연 7.2% 수익률이 나오도록 가격을 조정해야 팔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기존에 2억에 월세 100만 원(연 6%)이었다면, 아파트 가격을 약 1억 6천 6백만 원 정도로 낮춰야 (100만 원*12 / 0.072 ≈ 1억6666만원) 비슷한 수익률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채권 가격이 움직이는 핵심 원리입니다!
- 시장금리(신축 아파트 월세 수준) 상승 = 기존 채권(내 아파트) 가격 하락
- 시장금리(신축 아파트 월세 수준) 하락 = 기존 채권(내 아파트) 가격 상승
Q1. "그런 채권이 실시간으로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맞아요! 새로운 채권이 매순간 발행되는 건 아니죠. 하지만 중요한 건 '시장의 기대감'과 '현재 거래되는 금리 수준'입니다.
은행 예금 생각해 보세요. 어제는 연 3% 예금 특판을 했는데, 오늘 갑자기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확 올렸어요. 그럼 내일 은행들은 연 3.2%~3.5%짜리 예금 상품을 내놓겠죠?
채권 시장도 비슷해요.
1. 금리 상승기 (신축 아파트 월세가 오를 것 같은 분위기)
앞으로 나올 채권들이 지금보다 더 높은 이자를 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그러면 지금 가진 '낮은 이자' 채권의 매력은 떨어지고, 가격은 내려가죠. 이건 마치 "곧 월세 150만 원짜리 아파트 나올 것 같은데?"라는 소문이 돌면, 내 '월세 100만 원' 아파트 가격이 미리부터 하락하는 것과 같아요.
2. 금리 하락기 (신축 아파트 월세가 내릴 것 같은 분위기)
반대로 앞으로 나올 채권들의 이자가 지금보다 낮을 것 같으면, 내가 가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채권은 귀해지겠죠? 그럼 가격은 올라갑니다. "이제 이런 월세 100만 원 아파트 다시는 못 구해!" 싶으면 프리미엄이 붙는 거죠.
채권 ETF는 이런 채권들을 여러 개 담고 있는 '아파트 단지' 같은 거예요.
단지 내 아파트들의 시세가 주변 신축 아파트(새로운 금리)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것처럼, 채권 ETF의 가격도 시장 금리 변동에 따라 계속 움직입니다.
Q2. 중기·장기 채권, 왜 변동성이 더 클까요? (장기 임대 계약의 위력!)
여러분이 임대아파트 계약을 1년짜리로 하는 것과 30년짜리 장기 계약으로 하는 것 중 언제가 더 시장 변화에 민감할까요?
1. 단기 채권 (1년 임대 계약)
주변 월세가 좀 올라도 "어차피 1년 뒤면 나도 새 월세로 재계약할 수 있어" 하고 버틸 수 있죠. 가격 변동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2. 장기 채권 (30년 임대 계약)
만약 주변 월세가 확 올랐는데, 나는 앞으로 30년 동안이나 낮은 월세를 받아야 한다면? 이 '30년짜리 낮은 월세 계약'의 가치는 엄청나게 떨어지겠죠. 반대로 주변 월세가 폭락하면, 내 '30년짜리 안정적 고정 월세 계약'은 그 가치가 엄청나게 올라갈 겁니다.
이처럼 만기가 길수록 (장기 임대 계약일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훨씬 커집니다. 이걸 '듀레이션이 길다'고 표현하는데, 쉽게 말해 '금리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의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3. 채권 가격 변동을 주는 변수들
1. 신용 위험 (임차인이 월세를 못 낼 위험)
아파트 임차인이 갑자기 사업에 실패해서 월세를 못 낼 것 같으면, 그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겠죠? 채권도 발행한 국가나 회사가 부도 위험이 커지면 가격이 하락합니다. (보통 국채는 이 위험이 매우 낮죠.)
2.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월세 100만 원을 받아도, 물가가 너무 올라서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면 실질적인 가치는 떨어지겠죠? 채권 이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가 상승은 채권의 실질 가치를 갉아먹어 가격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금리 인하 기대감 '선반영'과 '기대치 변화'
시장은 매우 똑똑해서, "금리가 곧 내릴 것이다"라는 기대감에 이미 작년 말~올해 초 채권 가격에 상당 부분 선반영됩니다. 즉, 기대감에 채권 가격이 미리 올랐던 것이죠.
그런데 막상 금리 인하 시점이나 폭에 대한 기대가 생각보다 약해지거나, "인하하긴 할 텐데, 생각보다 늦게, 조금만 내릴 것 같다", 혹은 "미국 금리 인하가 늦어지니 한국도 섣불리 내리기 어렵겠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 이미 올랐던 채권 가격이 실망감에 다시 내려가기도 합니다.
최근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등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나오거나,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뒤로 밀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국내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줍니다.
4. 수급 불균형 (채권 공급 증가)
정부가 재정 지출을 위해 국채를 많이 발행하면 시장에 채권 공급이 늘어납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하락 압력을 받습니다 (채권 금리는 상승). 최근 정부의 재정 정책 방향이나 세수 상황에 따라 국채 발행 계획이 시장 예상보다 커질 경우 가격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들도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특정 시기에 발행 물량이 집중되면 역시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5. 외국인 투자자 동향과 글로벌 금리 영향
한국 국채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미국 경제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거나,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을 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가격 하락), 한국 국채 금리도 동조화되어 오를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큽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을 매도하면 가격 하락 요인이 됩니다. 환율 변동성, 글로벌 위험 선호/회피 심리, 다른 투자처의 매력도 변화 등이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칩니다.
6. 인플레이션 우려 잔존
시장 금리나 은행 금리가 일부 내리는 추세라고 해도, 물가 상승률(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 수준(예: 2%)을 상회하고 있거나, 다시 반등할 조짐이 보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은 채권 투자자들에게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추고, 오히려 장기적으로 금리가 다시 오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주어 채권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7. 채권 ETF의 특성 (만기 구성 등)
채권 ETF는 다양한 만기의 채권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중장기 채권 ETF는 금리 변동에 더 민감합니다 (듀레이션이 길기 때문). 단기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보다는 장기적인 금리 전망이나 수급 상황에 더 크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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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금리 인하 = 채권 가격 상승"이라는 기본 원리는 맞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 이미 선반영된 기대감이 있었고,
- 그 기대감이 현실화되는 시점이나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 채권 공급 물량 증가라는 수급 요인이 발생하거나,
- 미국 등 글로벌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거나,
-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할 경우
채권 가격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장기 채권은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 ETF 투자를 하실 때는 기준금리 전망뿐만 아니라, 시장의 기대치 변화, 국채 발행 계획, 글로벌 금리 동향, 물가 지표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네요. 투자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지만, 그만큼 공부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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